---
이름: 자유주의
층: 3
갈래: 신학사조
묶음: 근대성 논쟁
좌표: false
순서: 20
publish: true
---

## 한 줄

19세기 독일의 문화개신교에서 나온 흐름. 미국에서는 근본주의가 맞서 싸운 상대로 이름이 굳었다.

## 말의 내력

- 자유주의 — 라틴어 liberalis, 얽매이지 않음. 정치의 자유주의와 계보가 다르다. 교회의 교리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성서를 읽겠다는 뜻으로 19세기 독일에서 붙었다
- 문화개신교 — Kulturprotestantismus. 이 흐름의 독일식 이름이다. 신앙과 근대 문화 사이에 벽을 두지 않겠다는 강령이 담겨 있다
- 두 개의 무대 — **독일에서는 자기 이름이었고 미국에서는 상대가 붙인 이름이었다.** 독일 학자들은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고, 미국에서는 근본주의가 맞서 싸울 대상을 지목하며 쓴 말이 굳었다
- 지금 한국 — 미국 용법을 물려받았다. 역사비평을 쓰는 사람에게 붙이는 표지로 쓰이며 원래 뜻과 멀어졌다
- 헷갈리는 것 — 진보 신학과 같은 말이 아니다. 해방신학과 여성신학은 이 흐름을 비판하며 나왔다


## 독일 — 문화개신교

1799년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론」이 출발점으로 꼽힌다. 부제가 이 흐름의 성격을 압축한다. 종교를 멸시하는 교양인들에게 보내는 글이었다.

계몽주의 이후 기적과 초자연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식인이 늘었고, 그들에게 신앙을 설명할 언어가 필요했다. 슐라이어마허의 답은 종교의 본질을 교리 동의가 아니라 절대 의존의 감정에 두는 것이었다.

리츨과 하르낙이 뒤를 이었다. 하르낙은 「기독교의 본질」에서 복음의 핵심을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과 인간 영혼의 무한한 가치로 정리했다. 교리의 껍질을 벗기면 알맹이가 남는다는 구도다.

**이 흐름은 대학과 국가교회 안에 있었다.** 재야 운동이 아니라 제도의 중심이었다는 점이 미국과 다르다.

## 미국 — 이름이 붙은 방식

독일 신학이 미국 신학교에 들어온 것은 19세기 말이다. 유니언과 시카고와 하버드가 통로였다.

미국에서는 이 흐름이 진화론 논쟁과 겹쳤다. 성서 해석과 자연과학이 한 자리에서 부딪혔고, 여기에 맞서 1910년대에 근본주의가 조직됐다.

**그래서 미국의 자유주의는 독일의 자유주의와 내용이 같지 않다.** 독일에서는 신학 방법론의 문제였고, 미국에서는 진화론·성서 무오·사회복음이 한 묶음으로 다뤄졌다. 한국이 물려받은 것은 미국판이다.

## 무엇을 주장했나

- 종교의 본질은 교리 동의가 아니라 절대 의존의 감정이다
- 성서는 역사 문헌이므로 역사적 방법으로 읽어야 한다
- 예수의 가르침 가운데 윤리적 핵심이 교리보다 중요하다
- 하나님 나라는 역사 안에서 점진적으로 실현된다

## 무엇을 남겼나

역사비평의 방법론 전체가 여기서 나왔다. 오늘 어느 신학교에서 배우는 자료비평과 양식비평이 이 계보다.

**성서를 정직하게 읽어도 된다는 허가**가 이 흐름의 가장 큰 유산이다. 모순을 모순으로 보고 편집을 편집으로 보는 일이 신앙의 훼손이 아니라는 것.

## 어디서 한계에 부딪혔나

1914년이다. 1차 세계대전이 인간의 도덕적 진보라는 전제를 흔들었다. 하르낙을 포함한 독일 지식인 93인이 전쟁 지지 선언에 서명했고, 그 명단에서 자기 스승들의 이름을 본 젊은 목사가 바르트였다.

이후 신정통주의가 이 흐름을 정면으로 겨눴다. 하나님을 인간 경험의 확장으로 축소했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다만 비판이 방법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바르트도 역사비평을 썼다. 겨눈 것은 결론이지 도구가 아니었다. 이 구분이 자주 흐려진다.

## 지금 어디에 남아 있나

19세기 형태 그대로는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성과는 표준이 됐다.** 자료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이 가톨릭과 개신교 주요 신학교의 공통 교과다.

사조는 저물었고 방법은 남았다. 이 구분을 놓치면 오늘의 성서학 전체를 한 사조의 산물로 오해하게 된다.

## 한국에서

김재준을 통해 들어왔고 곧바로 논쟁의 대상이 됐다. 지금 한국 개신교에서 이 말은 사조의 이름보다 상대를 겨누는 표지로 더 자주 쓰인다. 「말의 내력」에 적은 대로다.

## 이어지는 항목

신학사조 · 신정통주의 · 비평이 이단이던 시절 · 루터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