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나왔지만 신앙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 지도 위에서 유일하게 제도가 없는 점이다.
한국 개신교 신자 가운데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조사마다 다르나 20퍼센트를 넘는다는 결과가 반복된다. 절대 수로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어느 개별 교단보다도 큰 규모다. 통계에는 잡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조사에서 반복되는 이유는 몇 갈래다.
주목할 것은 신앙을 버려서 나온 경우가 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나온 뒤에도 기도하고 성서를 읽는다는 응답이 상당하다.
떠난 뒤에 생기는 공백은 세 가지다.
배울 자리. 성서를 다르게 읽는 법을 어디서 배우는가. 신학교는 소속 교단을 전제한다. 책은 혼자 읽어야 한다.
같이 있을 자리. 신앙은 혼자 유지하기 어렵다. 절기와 애도와 축하를 함께할 사람이 없다.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자기는 견디는데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지에서 막힌다.
좌표평면에서 이 점은 점선으로 그린다. 제도가 없다는 표시다.
위치는 오른쪽 위다. 성서를 비평적으로 읽을 여지가 있고, 아무도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자리에 제도가 하나도 없다.
이 지형도의 논점이 여기 있다. 오른쪽 위가 비어 있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사람은 100만 명이 있고 그들을 담을 형태가 없을 뿐이다.
지도 위의 자리
성서 읽기 72 — 교회를 떠난 이유로 성서의 문자적 사용을 드는 경우가 많다. 다만 대안적 읽기를 배울 자리가 없어 개인차가 크다
결정 구조 90 — 소속된 결정 구조가 없다. 아무도 대신 결정하지 않으며 동시에 함께 결정할 상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