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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용서

용서와 화해는 다른 일입니다. 상처를 준 사람을 다시 가까이 두는 일과, 그 일에 내가 계속 묶여 있지 않기로 하는 일은 구별할 수 있습니다.

용서는 단절 대신 연결 쪽으로 해석을 바꾸는 선택입니다. 그 일을 어떻게 기억할지 내가 정하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둘을 같은 것으로 두면 피해자가 다시 위험해집니다. 용서했으니 다시 만나야 한다는 논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서 자체를 의무로 요구하면 그것도 폭력이 됩니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신앙의 이름으로 강요하는 일이 교회에서 자주 일어났습니다.

다만 그 일을 어떻게 기억할지는 결국 내가 정하게 됩니다. 짜증이 나더라도 다시 연결을 향해 해석해 보기로 한다면, 그것은 상대를 위한 일이기 이전에 나를 위한 일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괜찮고, 아직 안 되는 것도 실패는 아닐 것입니다.

참고자료 · 추천학자

한나 아렌트 — 용서를 정치적 행위로 봅니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서 사람을 풀어 주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논지입니다.

미로슬라브 볼프 — 발칸 전쟁을 배경으로 용서와 정의의 관계를 다룹니다. 값싼 화해를 경계하면서도 배제를 넘어서는 길을 찾습니다.

자크 데리다 —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만이 진짜 용서라는 역설을 파고듭니다.

이 개념과 이어지는 것

용서를 해석의 선택으로 보면 를 끊어짐으로 보는 자리와 이어지고, 회개와도 짝을 이룹니다. 다만 상대의 회개를 기다리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자유와 직결됩니다. 그 일에 묶여 있지 않게 되는 것이 곧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커뮤니티에서 거리를 조절하는 문제와도 만납니다. 용서했다고 같은 거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회개자유공동체·커뮤니티

이 글들은 계속 고쳐 씁니다. 읽고 걸리는 데가 있으면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