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 어떻게 읽나
성서는 오랜 시간 동안 개인과 공동체의 다양한 방식의 신앙고백들이 모인 묶음집, 라이브러리,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신앙고백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생각하면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볼 수 있고, 그 고백을 기록한 개인과 공동체에 집중하면 사람의 글로도 볼 수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양한 고백 방식과 주제들이 모여 있기에 성서 안에서도 서로 충돌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창세기에는 창조 이야기가 두 개 있고, 같은 왕에 대한 평가도 책마다 다르고, 바울의 편지들 사이에도 강조점 차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받아쓴 책으로 보면 이 충돌이 설명되지 않지만, 여러 세대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백한 글들이 모인 것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모순 속에서 사랑의 신이라는 특정한 방향감각이 느껴진다면, 그 모순에도 불구하고 성서가 신앙적 가치가 있는 글모음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마스 뢰머 — 모세오경이 여러 단계를 거쳐 지금 모습이 된 과정을 추적합니다. 편집의 흔적을 읽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콘라트 슈미트 — 히브리 성서 전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문학사로 정리합니다.
데일 마틴 — 성서를 읽는 행위 자체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성서를 고백들의 묶음집으로 보면 여러 개념이 함께 움직입니다. 성서의 사실성 문제는 결함이 아니라 고백의 흔적이 되고, 문자주의는 틀린 읽기가 아니라 여러 읽기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정경은 그 묶음집의 경계를 공동체가 정한 결정이 되고, 역사비평은 각 고백이 어떤 사정에서 나왔는지 보는 도구가 됩니다. 묵상은 그 여러 목소리 가운데 지금 나에게 말을 거는 자리를 찾는 일이 됩니다.
이 글들은 계속 고쳐 씁니다. 읽고 걸리는 데가 있으면 알려 주세요.